설득의 심리학

상호성의법칙

purewater08 2022. 5. 11. 00:01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리키는 상호성의 법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가 인간답게 된 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가진 음식과 기술을 서로 나누는 방법을 습득하였기 때문인데, 이는 '의무의 완수라는 네트워크'에서만 가능하였다고 한다.

 한편, 문화 인류하자인 타이거와폭스는 그들의 저서에서, 우리 인간은 이 '보은의 망(web of indebtedenss)'을 통하여 노동을 분화시키고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들을 상호교환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를 탄생시켰으며 각 개인들의 상호의존성을 창출하여 마침내 매우 효율적인 인간 사회를 이루어 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짜가 아닌 공짜 샘플

상호성 법칙의 영향력은 정치 세계에만 국만한된 것은 물론 아니다. 상업세계에서도 그 예는 무궁무진하지만 '공짜 샘플'에 관련된 몇 가지 예를 먼저 들어 보도록 하자.

마케팅 도구로써 공짜 샘플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매우 효과적인 기법으로 인식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짜 샘플이란 제조업자들이 자신이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 소개할 목적으로 잠재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소량의 제품을 말한다. 그러나 공짜 샘플의 매력은 그것이 공짜로 제공되는 선물이기 때문에 상호성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짜 샘플을 덥석 받아 들이는 순간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호성 법칙의 덫에 걸려들게 되는 것이다. 

공짜 샘플이 가장 많이 제공되고 있는 장소는 다름아닌 수퍼마켓이다. 수퍼마켓을 가 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음식을 시식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띤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조금 더 들어 보라고 권하고 있는 판매원의 면전에 공짜 음식을 시식하는 데 사용했던 이쑤씨개만을 휑하니 남겨둔 채 아무런 제품도 구입하지 않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시식에 초대된 사람들 중 거의 대부분ㄴ이 소량이나마 그들의 제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이런 구매 행위는 그들이 시식한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때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마케팅 심리하자인 패커드가 그의 저서 <<감춰진 설득자들(The Hidden Persuaders, 1957)>>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인디애나 주의 한 수퍼마켓 주인은 그의 가게 앞마당에 다양한 치즈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로 하여금 원하는 만큼 공짜로 시식하게 하였더니 하룻동안 무려 1000파운드의 치즈를 팔았다고 한다. 공짜 샘플의 위력은 정말 가공할 만하다.

 공짜 샘플 전략의 또다른 유형은 다단계 판매업체인 암웨이(Amway)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전국적인 방문판매 조직을 통하여 가정용이나 개인용 잡화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불과 수년만에 연간 1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이러한 급성장의 비결은 '버그(bug)'라고 불리우는 그들의 공짜 샘플 전략에 있다고 한다. 

 버그는 가구 윤택제, 세제, 샴푸, 방향제, 등등의 갖가지 암웨이 제품들을 총망라하고 있는 샘플상자를 지징한다. 암웨이사의 판매원은 이 버그를 잠재고객에게 2~3일간 무료로 사용하도록 권유한다. 물론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저 그들의 제품이 얼마나 우수한가를 실제로 경험해 보라는 따뜻한 권유와 함께 말이다. 

  이런 제의를 거절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공짜 샘플의 실험 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암웨이 판매원은 잠재고객의 집을 다시 방문하여 고객이 구입하기를 원하는 제품에 대한 주문을 받는다. 길어야 사흘에 불과한 이 짧은 실험 기간 동안 무료 샘플을 전부 다 소비해 버린 고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암웨이 판매원은 쓰다 남은 무료 샘플을 모아서 고객의 옆집으로 이동하여 앞서와 같은 동일한 과정을 반복한다. 

 물론, 버그를 사용한 대다수의 고객들은 상호성 법칙의 덫에 걸려들어 암웽 판매원으로부터 다량의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빚진 기분을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암웨이 회사도 버그가 강력한 판매전략이 된 이유를 이제 분명히 알고 있다. 지역의 판매업자들이 본사에 보내온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면 그들도 버그의 엄청난 판매 능력에 놀라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당신은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상호성의 법칙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대인관계 속에서도 그 진가를 여실히 발휘하고 있다. 필자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예는 유럽의 과학자인 에이블 에이베스펠트(Eivl-Eilbesfeldt,1975)의 연구 보고서에 등장하는 세계 1차 대전 중의 한 독일 병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

 

원치않는 호의에도 빚진 감정은 생겨난다

 

앞서 우리는 상호성 법칙의 힘이 누구든지 우리에게 호의를 먼저 베풀기만하면 얻어지는 것이며 이 힘은 우리가 그 사람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관계없이 생성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법칙에는 또다른 측면도 있다. 우리가 원치 않는 호의를 제공받았을 때에도 빚진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Paese&Gilin,2000)

 예를 들어, 미국 장애재향 군인회에 의하면 기부금을 호소하는 간단한 우편물을 보냈을 때 18%정도의 답장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우편물에 뜻밖의 선물을 넣어 보냈을 때에는 성공률이 거의 두 배(35%)로 뛰어오른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어떤 호의를 부탁했을 때 그 빚을 갚아야한다는 의무감이 더 강해질 수 는 있다. 하지만 꼭 그러한 부탁을 했을 때에만 신세진 감정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